[서뱀프] 만약에 이브가 크게 다친다면?




교만조


휴는 이때 만큼 자신의 작은 신체를 원망한 적이 없었다.


"테츠! 내 말이 들리느냐!"

".....휴..."


휴는 벽에 기대어서 미약하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오는 테츠를 보며 아직 정신은 붙어있는 것 같다며 안심했다. 휴는 무의식적으로 피가 베일 정도로 입술을 깨물었다. 판단 미스였다. 예상보다 적의 세력이 많았다. 가까스로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으나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이브가 다쳤다는 것이 휴의 심장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테츠, 조금만 기다리거라. 조금만 있으면 내 서브클래스들이 올 터이니 그때까지만 참으면 된다."

"...으응...."


휴는 미약하게 답해오는 테츠의 목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한탄했다. 당장이라도 테츠를 데리고 이 곳을 빠져나갈 수 있으면 좋으려만 휴의 작은 신체로는 건장한 체격의 테츠를 데리고 나갈 수는 없었다. 흡혈귀는 인간의 힘을 아득히 뛰어넘고 그렇기에 휴 또한 자신보다 몇배는 큰 테츠를 데리고 갈 수 있는 있었지만 테츠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출혈량을 본다면 체격차이로 인해서 어쩡쩡한 자세로 테츠를 옮기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이브에게 독이 된다는 것을 휴는 알고 있었다.


'부디 빨리 도착해라...'


휴는 제 서브클래스가 부디 빨리 도착하길 바라며 테츠를 바라보았다. 힘없이 벽에 기대어 축 늘어진 모습은 평소에 건강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테츠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건장한 체격의 대학생이나 고교생 정도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그저 중학생 정도의 어린나이인 테츠가 옷을 피의 물들이며 힘없이 늘어져있는 모습은 테츠를 동생를 대하는 감정과도 비슷한 하지만 그보다 특별한 듯한 감정으로 대하는 휴에게는 가슴 아픈 거였다. 자신이 조금 더 작전을 잘 세웠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휴는 얇게 피가 베인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런 휴를 바라보던 테츠가 손을 휴의 입술의 베인 피를 손가락으로 닦아냈다.


"! 테츠..?"


테츠는 놀란 듯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휴에게 말하였다.


"...이번 일 목적을 달성했지? 어려운 일이라고 듣었는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휴의 덕분이야. 역시 휴는 대단하구나."


테츠의 말을 듣은 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 웃음이 나오는 것이 멈출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이브를 보자니 왠지 가슴이 간질로운 느낌이 들어서 참을 수가 없었기에,


"보스-!!"

"! 왔나 보군."


자신도 멈출 수 없도록 나오는 웃음을 참던 휴의 귀의 자신의 서브클래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휴는 그 일의 안심하며 테츠를 바라보았다. 곧고 상냥한 항상 누군가를 돕고 배려할 수 있는 아이. 테츠는 그런 아이였고, 휴는 그런 아이가 제 이브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


질투조


"제제씨~ 뒤에서 엄청 쫓아오고 있으니까. 좀 더 빨리 달릴 수는 없어?"

"시끄러... 환자는 조용히 하고..."

"어라, 걱정해주는거야? 하하, 웬일일까나~?"


제제는 자신의 이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버릇처럼 속으로 한숨을 뱉었다. 그렇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는 뒤에서 쫒아오고 있는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미쿠니는 장난스럽게 말하고는 있지만 지금 미쿠니의 상태는 꽤나 위험한 상태였다. 상처에서 나오는 출혈량은 위험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얕볼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고, 외상도 외상이지만 내상도 걱정되는 상태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있지만 아까부터 미쿠니의 시선처리가 잘 맞지 않는 것을 보면 슬슬 정신을 잃기 일보직전일지도 몰랐다.

탕ㅡ!

적이 쏜 총알이 방금 제제가 지나갔던 곳의 박혔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사방이 무서져버린 건물 안에서 무서져 내린 잔해들을 피하면서 미쿠니를 데리고 저들을 피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탕-, 제제가 그리 생각할 동안 적이 쏜 총알이 제제의 머리를 감싸고 있던 종이봉투의 위의 있는 봉투를 관통했다. 종이봉투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어느새 이렇게, 제제는 어느새 다가온 적들을 재빨리 총을 꺼내여 견제했다.


"이야, 아깝네! 조금만 더 아래로 쏘았으면 제제의 얼굴을 가린 봉투가 떨어졌을지도 모르는데!"

"넌... 이럴 때까지...!"


미쿠니의 가벼운 태도를 비난하는 말을 하려했던 제제는 미쿠니를 보자 말을 멈추었다. 미쿠니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처리가 살짝 불안정하지만 미쿠니의 시선 끝에는 제제가 있었다. 저런 미쿠니의 눈빛이 뭐를 의미하는 지를 아는 제제는 적들의 대한 견제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속으로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예상대로 미쿠니는 손을 제제의 목에 걸면서 말했다.


"피를 마셔, 제제."


미쿠니의 말투는 부탁이나 권유 보다는 명령의 가까웠다. 제제는 이런 상황이 되어서야 피를 내주는 제 주인이 못마땅했다. 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평소 피를 주기를 싫어하는 주인이 피를 주겠다고 할 만큼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기도 했으니까. 제제는 평소의 못 먹는 피를 이런 상황에서 먹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제제는 미쿠니의 팔에 난 상처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서는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마셨다.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는 피를 마셨을 때 특유의 고양감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신체의 기력이 돌아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리 생각하며 미쿠니를 보자 결국 기절해버린 것인지 색색 숨소리를 내며 기절해있었다. 결국에는 기절한 건가,

탕ㅡ! 탕ㅡ!

제제가 잠시 정신이 팔려 견제를 늦추자 적들이 다시 총을 쏴갈기고 있었다. 제제는 날아온 총알을 피하고서는 그것을 보더니 자신의 총을 손에 쥐고서는 적들을 향해서 연사했다. 날아간 총알은 정확히 적을 맞췄다. 백발백중. 피를 먹으니 확실히 컨디션이 좋아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제제는 미쿠니를 바라보았다. 싫은 태도를 빈정거리든, 피를 주지 않든, 자신의 이브인 이상 제제는 미쿠니를 데리고 나가야 했다. ...굳이 이브라는 이유 때문 만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제제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어찌되었던 제제는 미쿠니를 안은 팔에 힘을 주면서 다시금 적들을 향해 총알을 연사했다.


***


탐욕조


"아아... 리히땅, 리히땅..."


로우레스는 눈앞에 피를 흩뿌리며 쓰러져 있는 리히트를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 리히트의 몸을 받치고 있는 손이 덜덜 떨렸다.

안돼, 안돼ㅡ

이런 것 안된다고, 속으로 그런 생각을 되풀이하면서 로우레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리히땅, 일어나요...! 언제나처럼 천사니까라고 전파적인 대사를 하면서 일어나라고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 말해봤자 리히트가 일어날리 없었고 로우레스의 정신은 점점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있었다.

싫다, 싫다, 이런 건 싫어, 나는 또 다시 지켜내지 못하는 건가 과거와 같이, 그리고 결국에는 다시금 아무것도 되지 못하는 건가, 싫어. 그런 건 싫어...!


"시끄러워, 빌어먹을 쥐새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있던 로우레스의 정신을 잔뜩 억눌린 목소리가 사로잡았다. 로우레스는 그토록 듣고싶던 목소리가 들리자 재빨리 소리가 난 출처를 바라보았다. 리히트가 게슴츠레 뜬 눈으로 로우레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리히땅! 정신이 든..."

"쿨럭."


리히트가 입에서 소량의 피를 토해내며 콜록거렸다. 그것을 본 로우레스의 안색이 새파랳졌다. 어떻게 해야,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차서 혼란스러워하는 로우레스를 바라보며 리히트는 흐릿해지는 정신을 참아가며 말했다.


"아까부터 뭘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는 거냐."


리히트의 말에 로우레스가 그를 바라보자 리히트가 마저 말을 이었다.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냐, 나는 천사니까 이 정도쯤은 괜찮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 리히트의 모습를 본 순간 로우레스는 어쩔 수 없이 가슴 속에서 끓어 오르는 감정을 자제하려 애썼다. 정말 천사땅은 어쩔 수 없네요, 로우레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리히트를 안아들었다.

리히트의 한마디로 이렇게 바뀌는 자신이 어이 없기도 했지만, 지금은 통증을 참고서 힘내준 자신의 이브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야 했다.

로우레스는 리히트를 안은 팔의 힘을 주면서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무사히 인형탈을 쓴 제 서브클래스와 합류하고서는 리히트의 안전을 확보하게 되자 긴장이 풀려 꼴사낳게 주저앉아 버린 것은 리히트에게는 절대 비밀이라고 다짐한 로우레스였다.




==========


오랜만의 업로드네요...! 아니, 오랜만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간만이지만!

이브가 다친다면 서뱀프 애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써본 글입니다! 교만조랑 질투조, 탐욕조 밖에 없지만 나중에 다른 애들도 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트리 소설 게시판 활성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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